첼카쉬/고리키

처절한 고통에도 불구하고 인생은 아름답다

By 최정글로리아 January 13, 2020 22:04, 조회수: 17

잠깐 고리키를 고골로 착각했었다. 첼카쉬 라고 이름 붙은 막심 고리키의 단편집을 무심코 집어들고 읽기 시작하다 정신이 버쩍 났다. 세상에나, 삶이 이렇게 피폐하고 사회 제도가 이렇게 불평등하고 가난이 이렇게 심할수가 있구나. 이런 상황에 처해보지도 않은 우리들은 너무도 쉽게 남을 단죄하고 멸시하고 능멸한다. 내가 살아온 생이 힘겨웠다고 툴툴대던게 정말 부끄러웠다.

고리키는 어려서 고아되어 사회의 밑바닥에 떠돌아다니며 극심한 고생을 했는데 고리키라는 필명은 비참하고 고통스럽다는 뜻이니, 그의 글이 얼마나 절절하게 학대당하고 억압받고 착취당하는 고통을 생생히 피력했는지 말해줄 터이다. 보통 처절한 글이나 상황은 차마 볼수 없어 외면하고 싶기 십상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가 보여주는 그 고통은 모든 것은 품어안는 대지마냥 신비롭도록 깊은 서정성과 풍부한 치유의 힘으로 받춰져 있다. 

읽고 또 읽었다. 상처투성이의 내가 커어다랗고 따뜻한, 영원무구한 품에 안겨 있는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