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앤 디디온의 ‘상실’

우리 모두가 한번은 겪을 이별 후에..

By 최정글로리아 July 14, 2018 14:21, 조회수: 49


이 책은 어느 날 저녁 남편이 심장 마비로 갑자기 사망한 일에 대해 쓴 이야기이다. 본인의 경험을 가감없이 서술한 것이니 당연히 소설은 아니다. 그러나 디디온의 섬세하고 날카로운 문장은 소설보다 더 강렬하게 다가온다.

친구들과 둘러앉아 가끔은 내 신발에 붙은 껌이니 전생의 웬수이니 하며 남편에 대해 투덜대지만 실상 내 삶의 울타리인 남편이 하루 아침에 사라진다면 얼마나 황당할 일 일것인가.

디디온과 그의 남편은 그날, 저녁을 준비하며 위스키를 한잔 하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말을 멈추고 미동도 않는 남편을 보며 처음엔 장난치는 줄 알았다. 혹시 음식이 걸렸나 하고 손을 대니 남편이 앞으로 고꾸라졌다. 구급차를 부르고 6 블록 떨어진 병원에 가 3시간후 그는 사망했다. 병원에서 넘겨주는 남편의 옷가지와 벨트가 든 봉투를 들고 혼자 집으로 돌아왔을 때 그녀가 느낀 감각은 ‘정적’이었다.

디디온은 그 순간부터 점차 시간이 지나며 느껴지는 자신의 감정과 상황, 어떻게든 되돌리고 싶은 소망 때문에 자신에게 걸었던 최면과도 같았던 헛된 시도들에 대해 정확한 어휘와 무서운 관찰력으로 서술한다.

살면서 누구에게나 닥쳐오는 예측불허의 이별에 대해 이 책은 놀랄만한 성찰로 상실과 애도의 과정을 함께 더듬어가며 읽는 동안 받아드림과 위무를 느끼게 한다. 살면서 어떤 모습으로든 이별을 겪지 않은 이가 어디 있으랴. 그 모든 이별과 상실에 대한 절실하면서 냉철한 증언.

이런 글을 읽을 때면 언어가 갖고 있는 힘에 소름 끼치는 경외감을 느낀다.

사별을 경험한 사람, 생각치도 않은 재앙에 휘청였던 사람, 그 외의 어떠한 삶에의 상실에서도 이 ‘상실’은 위로가 되고 길잡이가 될것을 믿는다.


산호세 도서관 책 정보 링크 :  http://hkmcclibrary.org/book/HK10004264